치매 막을수는 없지만 50% 더디게 할수 있다
치매는 무서운 것은 사실이지만 잘 관리하면 예방할 수 있고 더디 진행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치매 안 걸린다는
보장은 어느 누구도 없습니다. 그 심각성을 깨닫고 준비해야 됩니다.
어떻게요? 음식과 운동 건전한 취미로 말입니다. 그 좋은 샘플로 70대 중반인 김미순(가명) 할머니는 독서가 취미입니다. 매일 2시간 이상 소설이나 수필을 읽고, 등장인물의 이름을 외우고 성격과 특징을 노트에 정리합니다.
멋진 표현을 발견하면 따로 정리하고 암기하고, 책을 읽다가 중간중간 쉬면서 읽은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기도 합니다. 김 할머니는 얼마 전 또래 친구와 치매안심센터에 갔는데 최근 친구의 기억력이 많이 떨어져 인지기능 검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김 할머니의 친구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4~5년 지나면 치매가 온다는 신호입니다.
반면 김 할머니는 집중력, 언어 기능, 공간인지력, 기억력, 전두엽 기능 등 모든 분야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고, 추가로 뇌 자기 공명 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뇌 위축이나 혈관 손상도 전혀 없었습니다. 70대 중반인데도 이처럼 모든 인지기능이 정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뭘까 하면서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양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에서 이름이 높습니다. 작년까지 인지 중재치료학회 회장을 맡았고, 올 4월부터는 대한 치매학회 이사장을 맡았는데 양 교수는 “김 할머니가 평소 독서를 포함해 여러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게 비결”이라며 “치매는 막을 수 없는 질병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양 교수는 “하루 1시간 운동과 1시간 책 읽기만 해도 치매 발병 확률을 40% 이상 낮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깜빡깜빡할 때가 많는데, 이럴 때 치매를 걱정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이 꽤 있는데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일단 마음을 놓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이들 중 일부는 치매로 악화할 우려가 있고 이 단계를 ‘주관적 인지저하’라고 합니다. 기억력 감퇴 등의 증세를 본인이 인지하고 걱정하는 단계입니다. 단계를 지나면 증세가 조금 더 심해지고, 같은 말이나 행동을 반복하는데, 가족들은 그런 상태를 걱정하지만 정작 본인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상생활이 가능해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입니다. 이 단계에서 매년 10% 정도가 치매로 악화한다. 이후로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 도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치매를 막으려면 주관적 인지저하 단계에서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양 교수는 현재 주관적 인지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악화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3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40대 중반부터 뇌에 쌓이는데, 이 때문에 치매 대비는 40대 중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양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때부터 운동과 독서, 레저 활동, 식단 조절 등을 꾸준히 하면 치매 발병 확률을 5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런 활동의 상당수는 치매가 발병한 후에는 별 효과가 없고 양 교수는 “치매 발병 이전에 미리 대비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다음은 운동이 너무 중요한데 운동은 인지기능 개선에 큰 도움을 주는데 양 교수는 “일주일에 3회 이상, 45~60분씩 운동하면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33% 예방이 됩니다.
매일 1만 보만 걸어도 치매를 30%는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운동은 치매 예방뿐 아니라 치매 진단을 받은 후에도 유일하게 치료 효과가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운동을 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뇌의 혈류가 좋아지고,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외에도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데, 근육에서 분비되는 ‘아이리 신’이란 물질이 뇌의 기능을 개선합니다. 이 물질은 뇌로 들어가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고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며 염증을 억제합니다.
양 교수는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근력운동 세 가지를 소개했다. 넘어지지 않도록 벽에 손을 댄 뒤 발 뒤꿈치 들어 올리기, 스커시, ‘물병 아령’ 들기를 각각 10분씩, 총 30분 동안 진행한다. 매일 이렇게만 해도 근력 운동은 충분합니다.
근력 운동을 할 때는 부상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근육이 크게 찢어지면 이후 몸 상태가 급속하게 악화될 수 있으니까 스커시를 할 때도 무리하면서까지 무릎을 굽힐 필요는 없고, 천천히 ‘되는 범위’까지만 무릎을 굽혀도 됩니다.
이외에 추가로 30분 정도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더해 준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적당한 운동과 독서나 쓰기를 통해 치매를 더디게 오거나 막을 수 있도록 힘을 써야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